주말에 경마장에 갔다 왔다.

예전에는 경마장하면 막 폐인 같은 아저씨들이 여기 저기서 담배 뻑뻑 펴 대면서 마권 찢어서 뿌려대는 그런 곳이었는데 요즘에는 좀 쾌적하게 바꼈더라.

 

우선 경마장 이름이 과천 경마 공원에서 렛츠 런 파크로 바뀜.

또 경마장 내 대부분이 금연구역으로 설정 돼 가지고 한쪽 구석 흡연구역에서만 담배를 필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 어플로 배팅을 할 수 있게 돼 가지고 더 이상 사인펜이랑 OMR카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가장 접근성이 좋은 첫번째 건물 일층의 인테리어가 좀 세련되게 바꼈고, 카페와 베스킨라빈스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섰다.

VR승마 등 체험 공간과 전시 공간도 설치 됐다.

경마장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을 위한 교육 공간도 접근성을 높이고 교육 컨텐츠도 캐쥬얼해졌다.

 

물론 여전히 경마장을 찾는 사람 대부분은 아직도 위에서 말한 예전의 그 폐인 같은 아저씨, 아줌마들이긴 하다.

그리고 이 분들은 스마트폰 어플로 배팅 안 하신다.

여전히 뒷 주머니에 OMR카드 한 뭉탱이를 꽂은 채로 한 손에는 경마 예상지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사인펜 들고 다니신다.

아마 어플을 사용하면 10만원 배팅 금액 제한에 걸려서 그런 것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여전히 경마 예상지에다 사인펜으로 뭐라 뭐라 엄청 메모를 하다가 게임 끝나면 마권 찢어서 하늘로 뿌린다.

마권 찢어서 뿌리는 건 청소하시는 분들에게는 짜증나는 일이겠지만 구경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뭔가 되게 멋있어 보이는 광경이다.

 

어째든 경마장의 이러한 변화 때문인지 가족 단위, 젊은 남녀 커플이 굉장히 많이 보이더라.

폐인 같은 아저씨, 아줌마들은 흡연 공간 혹은 건물 2층 이상에서 주로 활동하심.

 

경마장 입구 사진.

입장료는 2,000원이다.

 

현금으로 내는 거 아니고 옆에 있는 요 기계로 입장권을 발급받아야 된다. 

입장료 2,000원에 입장권 보증금 1,000원.

나중에 집에갈 때 입장권 넣으면 1,000원 돌려준다.

현금으로만 발급 가능하다.

티머니 같은 선불 충전형 교통카드가 있으면 입장권 따로 발급할 필요 없이 걍 찍고 들어갈 수 있다.

 

경마장 건물은 두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일반 사람들은 걍 들어가서 바로 있는 흰색 건물 1층에서 논다.

2층 부터는 예전 경마장의 그 담배 쩐내가 아직도 좀 나더라.

왼쪽에 보이는 안쪽 건물에는 보다 매니악한 아저씨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배팅할 수 있는 조금 스페셜한 공간과 마주 등의 VIP들만 들어갈 수 있는 많이 스페셜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예전에 마주들 모이는 데 한번 견학해 봤는데 좋더라.

 

경마용 계정?을 발급 받으면 마이카드2.0이라는 스마트폰 어플로 배팅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이거 어플이 좋은게, 단순 배팅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배팅 방법(단승식, 연승식, 복연승식 등)에 대한 설명과 경기 정보, 결과 예상도 함께 제공해 줌.

되게 편했음.

단 해당 어플은 안드로이드만 사용 가능하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경마장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배팅용 태블릿을 이용하면 된다.

태블릿 사진이다.

간단한 신청서 작성 후 대여할 수 있다.

한 게임당 10만원을 초과하여 배팅할 수 없게 설정되어 있다.

그래서 아저씨들은 이거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아 그리고 계정 생성 후 현금 충전을 해야 사용할 수 있는데 현장에 있는 직원분들을 통해 바로 가능하고, 계좌 이체로 직접 충전할 수도 있다.

보통은 오천원이나 만원 정도 충전하는 듯.

그러면 반나절 정도 가볍게 즐길 수 있음.

나는 오천원 충전해 가지고 천원, 이천원씩 깨작 거렸는데 집에 갈 때 육천원 됐음.

 

말 들어오는 영상.

슬로우 비디오로 찍음.

 

말 들어올 때 관중석 모습.

한 게임에 30억 넘는 돈이 걸리더라.

 

주말에 심심하면 경마장 한번 가 보셈.

재미짐.

'누물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서울 불꽃축제 (한강대교)  (0) 2016.10.12
장 자끄 상뻬 전시회 (상상마당)  (4) 2016.08.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