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에는 장독대라고 나름 유명한 민속주점이 있다.

오래되기도 했거니와 이 집의 대표 메뉴인 해물파전이 상당히 맛이 있는 편이라 개강 및 종강 시즌이면 인근 대학교 학생들이 몰려들어 자리를 잡기가 어려운 곳이다.

현재 유일하게 연락이 닿는 고등학교 동창을 만날 일이 있어 오랜만에 장독대에 가 보게 되었다.

 

중앙대학교 병원 맞은편 151번 버스 타는 곳, 신한은행 옆에 롯데리아 건물 옆에, 노르스름한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다.

참고로 신한은행 건물은 그 유명한 흑석동 서장훈 빌딩이라고 한다.

장독대 간판이다.

토속음식 전문점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바라본 입구 사진이다.

엄청 산만스러운게 꼭 점집 입구 같음.

예전부터 계속 이랬었는데 요즘같이 세련된 것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계속해서 이런 촌시러운 인테리어를 고집하는 것을 보면 사장님이 취향이 확고하신 분인 듯 하다.

 

내부 인테리어는 더 하다.

난리 남.

 

행운, 미소!

고개를 돌릴때 마다 저런 긍정적인 단어와 문장을 읽을 수 있다.

사장님이 긍정전도사인 것 같다.

 

메뉴판.

깨알정보가 붙어 있다.

 

메뉴판 내부 사진이다.

조명이 어두워서 많이 흔들림.

블로거로서 면목이 없다.

메뉴가 이것 저것 많기는 한데 솔직히 장독대 여기서는 전부 해물파전 시킴.

그래서 굳이 메뉴판 사진은 없어도 될 거 같기도 하다.

해물파전이 만삼천원인가 했었던 것 같다.

오차가 한  일,이천원 정도 있을 수도 있는데 크게 상관은 없을 듯.

술은 뭐 종류별로 있고 술집 표준가격이다.

 

일단 해물파전을 시킴.

술은 소주 시켰다.

근데 같이 간 고등학교 동창이 생맥주도 같이 시키더라.

소맥 먹으려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술 먹다 목 마르면 마시려고 생맥주 시켰다고 함.

원래 술을 잘 먹는 인간인데 한동안 못 본 사이에 술이 더 는 것 같았다.

사는게 워낙에 힘들어서 그런 듯.

참고로 이 고등학교 동창은 예전에 나에게 '이번 인생은 망했다.'라는 명언을 알려준 사람이다.

처음 들었을 때 저 말이 진짜 웃겼었는데.

그때는 공감은 하면서도 '그래도...'라는 기대가 약간 있긴 했었는데, 지금은 시발 웃을 수 없게 되었음.

공무원 시험도 떨어지고...

하. 일년 더 공부를 할 생각을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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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전 나오기 전에 나온 김치랑 양파절임.

김치는 약간 새콤달콤한 맛이고, 양파절임은 내가 싫어해서 안 먹어봤다.

 

파전 나옴.

파전이기는 한데 파 비중이 그리 높지는 않다.

오히려 양배추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 있음.

달궈진 솥뚜껑에다 파전을 가져다 주는데 데워 먹는 음식들이 다 그렇겠지만 이 파전은 유독 처음 나왔을 때가 짱 맛있음.

따뜻하고 고소하고, 바삭바삭, 아삭아삭, 거기다 오징어 특유의 약간 비린 맛도 솔솔 나서 술 안주로 넘나 잘 어울리는 것.

 

예전에 동래파전이 유명하다고 그래서 한 번 먹어봤는데 뭐 시발 파전이 아니라 케이큰줄 알았음.

하도 두꺼워서.

하지만 장독대 해물파전은 적당한 두께에 바삭바삭한 식감도 일품이다.

측면 사진.

 

단 주의할 점.

전 종류가 다 그렇기는 하지만 식으면 급격히 맛이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장독대 해물파전을 시켰을 때는 술을 빨리 빨리 마시는 게 좋다.

그러면 식어서 맛 없어진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절반 정도 먹은 사진이다.

난 술이 쎄기 때문에 덜 취해가지고 이 때쯤 되니까 식어서 맛 없어진 게 느껴지더라.

 

화장실에 오줌 누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여기도 역시 긍정글이 붙어 있다.

페북이었으면 사람들에게 따봉을 유발할 수 있는 그런 글이다.

비정기적으로 새로운 글로 바뀌는 것 같다.

 

흑석동에 있는 몇 안되는 맛집 중 하나. 장독대.

여기와 얽힌 추억들이 좀 있다.

예전에 학교 댕길 때 파전이 먹고 싶어서 여기를 갔었는데 파전 시키기에 돈이 천원정도 부족했었다.

그래도 파전이 넘나 먹고 싶어서 사장님한테 만원치만 부쳐주시면 안되냐고 하니 흔쾌히 그냥 한판을 내어주셨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

 

그런데 어떤 지인에 따르면 학기 초 개강 기념 술자리에서 모두가 꽐라가 되자, 사장님이 계산할 때 먹지 않은 술 몇병을 끼워 넣을려고 했다라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전해진다.

 

또 다른 지인은 장독대에서 굉장히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는데, 양키 유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파전과 동동주를 마시며 공동묘지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양키들이 꼬부라진 혀로 하나 같이 "쉬췌가 붤뛐!"외치는 것이 그야말로 장관이어서 배째 뻔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여러 일들이 바로 이곳 장독대에서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하여튼 장독대.

비가 오는 날 당신이 흑석동 근처에 있다면 꼭 한번 정도는 가 볼 만한 곳이다.

 

 

요약

상호 : 장독대

위치 : 흑석동 151버스 종점 인근

총평 : 해물파전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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