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다음날 해장을 하러 양재에 있는 소호정 본점에 갔다.
소호정은 칼국수로 유명한 집인데 김영삼 전 대통령이 되게 좋아했었다고 한다.
양재에 그 국악고등학교 사거리 근처에 있다.
외관이다.
토요일인가 일요일 아침이었는데 사람이 꽤 많이 많았다.
대부분은 할머니 할아버지들.
들어가니 3층으로 가라고 그래서 올라가고 있는 사진이다.
3층에 가서 앉았다.
오래된 식당 인테리어다.
한여름이라 짱 더웠는데 에어컨 빠방하게 틀어줘서 좋았음.
메뉴판이다.
국수는 만천원이다.
세 명이서 갔었는데, 국수 두 그릇이랑 전(찌짐) 작은 거를 하나 시켰다.
유명한 집이라서 그런가 비싸더라.
사실 이 블로그에 올라가는 포스팅 대부분이 내가 얻어 먹고 다닌 것들인데, 이 날은 내가 계산하게 됐음.
시발 내가 내는 줄 알았으면 그냥 국수만 세 그릇 시켰을텐데.
다 먹고 나가려는데 아무도 지갑을 안갖고 왔다고 하는게 아닌가.
참 애미 없는 상황이었다.
해장하러 갔다가 속이 더 쓰려졌음.
내 돈주고 사 먹은 거라 이번 포스팅은 굉장히 엄격, 진지하게 평가할 예정이다.
밑반찬을 먼저 가져다 줌.
소호정은 예전에 서현에 있는 매장에 한 번 가 본적이 있는데 그 때 깻잎 장아찌? 저거를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음.
그래서 넘나 기대하면서 먹었는데 왠지 그때 보다 맛이 좀 밍숭맹숭한 느낌이 좀 들었다.
난 파 안 좋아하는데 파가 너무 많았던 것도 좀 마음에 안 들었음.
칼국수가 나왔음.
두 그릇을 시켜서 세 그릇에 나눠 담아 달라고 요청했음.
그래서 양이 좀 적어 보인다.
국물 맛은 좀 닝닝한 편이다.
소고기 육수랑 소금 외에 별 다른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음.
그래서 뒷맛이 깔끔한 것은 장점이다.
하여튼 좋게 말하면 담백하고 나쁘게 말하면 심심한 그런 맛이다.
평양냉면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근데 난 솔직히 평양냉면 별로 안 좋아한다.
난 국물 음식은 육수를 진하게 우려낸 스타일을 좋아하다.
그래서 예전에 평양냉명 처음 먹었을 때도 깜짝 놀랐다.
실수로 육수 대신 맹물 부어서 갖다 준 줄 알았음.
면은 좀 많이 별로인데, 탄력이 너무 없음.
면이 너무 불은건지, 아니면 원래 이런 스타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노인네들이 좋아하는 식당이라 그런가?
이빨 없이 잇몸만으로도 면을 씹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예전에 서현에서 먹었을 때는 맛있게 먹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내 돈 내고 먹어서 그런 것 같다.
칼국수 접사.
한우 기름이 아름답다.
먹을려고 보니 그릇에 고춧가루 두 조각이 붙어 있었다.
위생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보통 때 같으면 그냥 넘어 갔겠지만 내 돈 내고 먹는 거라 엄근진 모드다.
이건 전.
경상도에서도 전을 찌짐이라고 한다.
양이 많지는 않다.
육전이랑 동태전, 두 종류의 전이 나온다.
전 맛있음.
육전은 허파를 써가지고 식감이 굉장히 부드럽다.
고기 향이 굉장히 은은하게 나서 이게 분명히 고기는 맞는데 식감은 고기가 아닌 것 같아서 헷갈렸음.
동태전은 내가 지금껏 먹은 동태전 중에 제일 맛있었다.
간도 적당하고 살이 부드럽고 야들야들함.
하지만 역시 가격이 너무 창렬인 것.
이 조그마한 접시가 이만육천원이라니...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전집가서 이만육천원치 시키면 거의 한 광주리 꽉 책워서 갖다 줬었는데...
여기 계산하고 나서 한 일주일동안 하루 한 끼. 그것도 라면만 먹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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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상호 : 소호정
위치 : 양재 국악고 사거리 근처
총평 : 내 돈 주고 사 먹으면 속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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