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신촌 근처 살 때가 있었다.
그때 가끔 가던 오코노미야끼집이 있었다.
그게 하나임.
처음 갔는데 되게 맛있어 가지고 종종 가고 그랬는데, 그 후에 점점 유명세를 타 가지고 한번 갈라고 하면 대기를 삼십분씩 타야 되는 그런 집이 됐음.
그래서 한동안 안 갔음.
그러다 오랜만에 가려고 하니까 가게 문 닫았다 그러더라고.
그런데 검색해 보니까 완전 문 닫은 건 아니고 잠시 문 닫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래서 이번에 한번 가 봤다.
간판이다.
원래 신촌역에서 이대쪽으로 가는 방향 골목에 있었는데 지금은 창서초등학교 쪽 골목으로, 정 반대방향으로 이사감.
자세한 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고하세요.
이사가기 전에는 맨날 사람이 엄청 많아서 요즘 같은 겨울이면 밖에 준비된 의자에서 벌벌 떨면서 기다려야 됐는데, 이사가고 나서는 접근성이 떨어져서 그런가? 이사간 걸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사람이 별로 없어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면 '이랏샤이마세' 그럼.
보통 일본 음식 집 가면 나오는 이랏샤이마세지만 이 집의 이랏샤이마세는 뭔가 좀 다름.
뭐랄까. 좀 더 친절한 이랏샤이마세임.
주인이 일본사람이라서 그런가?
원래 하나는 일본인 아저씨가 운영하던 곳이었는데, 듣기로는 원래 가게 문 닫으면서 사장 아저씨는 일본으로 고홈하고 그 아저씨와 같이 가게를 운영하던 여동생이 남편과 함께 가게를 이어 받아서 지금 위치에서 다시 문을 연 거라고 함.
주워들은 거라서 확실하지는 않다.
하여튼 그래서 그런가 예전에 있던 그 일본인 아저씨가 진짜로 없긴 하더라고.
그데 그 말 대로면 저기 사진 왼쪽에 있는 여자분이 그 원래 사장 아저씨 동생이라는건데...
예전에 갔을 때는 누가 봐도 일본 사람인 남, 녀 두명이 분명히 있었는데 이번에 갔을때는 저 여자분이 일본사람인지 한국사람인지 긴가민가했다.
그 동안 한국말이 늘어서 그런가?
가게 내부 사진이다.
새로 꾸민 가겐데 인테리어가 넘나 구려진 것.
촌시러움.
근데 그게 또 신촌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신촌은 젊기는 하지만 원래 좀 촌시러운 동네다.
예전에 UV랑 박진영이랑 부른 이태원 프리덤에도 나온다.
"신촌은 뭔가 부족해~"
요즘에는 좀 나아지긴 했다.
테이블 사진이다.
가운데에 철판이 있다.
여기서 바로 조리를 하는 건 아니고 아까 위에 사진에 있는 메인 철판에서 조리를 해서 완성되면 일루 갖다 준다.
메뉴판이다.
주 메뉴는 오코노미야끼랑 야끼소바.
메뉴판 뒷면.
안주류가 있다.
근데 사실 술은 삿포로 생맥주랑 카스밖에 없음.
사케를 잔으로 팔았으면 좋겠음.
하여튼, 하나 여기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두 명이 와서 오코노미야끼 하나랑 야끼소바 하나를 시켜서 먹고 감.
그래서 나도 오코노미야끼(돼지타마)랑 모던야끼란 것을 시킴.
사실 나는 이 집은 오코노미야끼가 더 맛있어서 오코노미야끼 두 개 시키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함.
근데 이 날 여기 처음 가는 사람이랑 같이 가서 걍 하나씩 시켰음.
그리고 카스 한 병 시킴.
근데 돈 많으면 삿포로 생맥주 시키셈.
그거 맛있음.
하여튼 야끼소바가 먼저 나왔다.
모던야끼.
모던한가?
면 사이에 스며든 계란이 촉촉하게 느껴져서 좋음.
맛은 달고 짜다.
마요네즈랑 데리야끼소스 범벅이어서 그런 것 같다.
이건 오코노미야끼.
실제로 보면 엄청 귀엽게 생겼다.
역시 마요네즈랑 데리야끼소스 범벅임.
오코노미야끼 단면 사진이다.
처음 먹었을 때 느껴지는 가장 특징적인 맛은 역시 마요네즈랑 데리야끼소스 맛.
단짠 조합.
하지만 내가 이 집 오코노미야끼를 좋아하는 이유는 맛보다는 그 식감에 있다.
풍성한 계란반죽을 통해 넘나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해 낸다.
웬만한 카스테라에 비견될 만한 그런 식감이다.
입에 넣어서 씹으면, 혀 위에서 계란 반죽이 뭉개지면서 각각의 입자로 분리되는 그 감각.
고슬고슬하기도 하고 촉촉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다.
마치 한겨울에 양털 이불을 덮는 것 같은 그런 포근함을 떠올리게 한다.
데리야끼소스와 마요네즈의 자극적인 맛을 계란 특유의 포용력으로 감싸는 느낌이다.
요즘 조류독감 때문에 계란 값이 너무 올라서 걱정이 많을 것 같다.
근데 사실 나 양털이불 못 덮어 봤다.
극세사 이불이라 할라다가 좀 더 있어보이고 싶어서 양털 이불이라 그랬다.
극세사 이불은 부드럽고 따뜻하긴한데 먼지가 너무 많이 생겨서 짜증난다.
하여튼 여러분들, 혹시 신촌에 오코노미야끼집 하나 좋아하셔던 분들이라면 아직 문 닫은 거 아니니까 시간 나실 떄 한번 가 보세요.
이제 안 기다려도 되고 좋더라고요.
그리고 여러분 광고 클릭 부탁 드립니다.
요약
상호 : 하나
위치 : 신촌 창서초등학교 위에 골목.
총평 : 카스테라 같은 오코노미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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