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수협 수산물 백화점이라고 하니까 진도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서울대입구역 근처 봉천시장 쪽에 있는 가게임.

금요일 밤에 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어디갈까 서성이다 회 먹자 그래서 가게 됐음.

간판임.

밖에있는 어항에 물고기랑 조개랑 막 들어있다.

 

안에 들어가면 그냥 일반 횟집처럼 요런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음.

메뉴판에 덕지덕지 종이를 붙여 놓은게 포스트잇 붙여 놓은 회사 책상 같다.

 

이 날의 추천메뉴는 도다리 세꼬시.

도다리를 말 할 때는 도에 강세를 줘야한다.

도↑다리.

 

고민 끝에 도다리를 시켰다.

도다리는 육만오천원.

나오는 동안 할 일 없어서 사진 찍음.

 

스키따시가 나오기 시작함.

양념게장 매우 짬.

 

끝인줄 알았는데 스끼다시가 자꾸 나옴.

어릴 때는 스끼다시 많이 나오면 좋아했었는데 늙으니까 스끼다시 많은 집이 싫다.

스끼다시 말고 회를 많이 주는 집이 좋다.

 

생선 구이인지 튀김인지 열기? 어째든 처음 보는 애가 마지막으로 나왔다.

심심할 정도로 담백하다.

나쁘게 말하면 살이 싱거움.

 

멍게랑 연어회도 일단 스끼다시로 나온다.

자꾸 나온다. 스끼다시가.

다 못 먹을 것 같아 초조해짐.

 

드디어 나왔다 도↑다리

고소하고 탄력있어 맛있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보면 회를 먹을 때 광어나 우럭 말고 도다리를 먹으라고 함.

우럭, 광어는 거의 양식인데 도다리는 양식이 안되는 애라서 더 맛있다고 함.

그 후로 횟집가면 항상 도다리가 생각난다.

근데 도다리는 비싸다.

 

경상도 출신이라 그런가 도다리는 이름 부터가 뭔가 입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다.

'도↑다리'

어감이 좋음.

완벽한 서울말을 구사하며, 주위에 열에 아홉은 모두 나를 서울 출신으로 여기고 있는 지금도, 혼자서 괜히 실실 웃으면서 '도↑다리','도↑다리'그리다 보면 말 자체에서 고향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 함.

그에 반해 '광어'

악센트가 없어 발음할 때 느껴지는 그 무미건조함.

집단으로 바글바글, 동일한 크기, 무게로 길러져 전국의 횟집으로 신속하게 공급되는 공산품적 이미지.

그야말로 서울에 너무 잘 어울리는 생선이다.

출근길 지하철에 탄 나, 그리고 사람들이 떠 오른다.

우리는 광어임.

신속하게 회사로 공급되는 중임.

광어 팔자라서 더 도다리를 동경하는 듯.

 

담배피러 나가서 어항을 찍었다.

뭐가 많다.

 

다 먹고 나서 택시타고 오랜만에 학교를 갔음.

학교 축제 기간이라고 해서 뭐 하나 싶어서 구경을 갔었던 거였는데, 진짜 어린 애들이 바글바글하니까 뭔가 젊음의 열기가 느껴짐.

회춘하는 느낌이었다.

이래서 꼰대들이 대학원을 가는구나 싶었음.

아 대학원 가고 싶다.

그래서 학부 엠티 따라가고 싶다.

그래서 찌질하게 구석에 혼자 앉아서 실실 거리면서 술 먹고 싶다.

 

 

 

요약

상호 : 진도군수협 수산물 백화점

위치 : 봉천시장

총평 : 따라해보셈. 도↑다리.

기타 : 주차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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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는 곳이 용두동인데, 용두동에는 쭈꾸미 집이 많다.

그 중에서 제일 유명한 데가 여기 호남식당 나정순 할매 쭈꾸미임.

여기가 원조라고 한다.

좀 유명해 가지고 저녁에는 사람들이 앞에서 막 대기타고 그런다.

줄이 길어지면 옆에 있는 다른 쭈꾸미 집 입구를 막아버리게 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분란이 일어나지 않게 각별히 관리를 하는 편임.

주말 저녁이면 줄이 관리가 힘들 정도로 길어지기 때문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을 스타렉스로 안암에 있는 분점으로 실어다 나르기까지 한다.

본점에서도 먹어보고, 옆에 있는 별관?에서도 먹어보고, 안암에 있는 분점에서도 먹어봤는데 맛은 똑같은 듯 함.

처음에 스타렉스 탈 때는 새우잡이 배에 팔아버리는 건 아닌가 좀 걱정했지만 무서워하지 말도록 하자.

안암으로 이동했을 경우, 다 먹고 나면 다시 용두동으로 태워다 준다.

 

본점 내부 사진이다.

그냥 오래된 밥집 인테리어다.

최근에 다시 리모델링은 한 것 같음.

사실 이거 네이버 블로그에 있던거 이전 작업 중이라서 다 옛날 사진임.

나도 애드센스 달고 부자 되고 싶어서 이전 시도 중이다.

 

메뉴는 딱 하나임.

걍 쭈꾸미임 볶음임.

1인분 만원이고 보통은 인원수대로 알아서 자동 주문 들어가고 세팅된다.

쭈꾸미를 철판에 들이 붓는 사진이다.

 

얇게 펴 준다.

초점이 나간 사진이다.

 

쭈꾸미를 가까이서 보면 크라켄 같다.

약간 혐오스럽다.

 

처음에는 센불로 바짝 졸여야 한다.

그래야지 양념이 쭈꾸미에 알맞게 배여든다.

 

대충 다 된 사진.

깻잎이랑 천사채 마요네즈 무침을 반찬으로 준다.

매울까봐 같이 싸 먹으라는 것임.

실제로 좀 매움.

먹을 때는 맛있는데 다음날 매운 똥 쌈.

매운 걸 잘 못 먹으면 주의하도록 하자.

간장이랑 와사비 소스도 준다.

 

적당히 자극적인 소스가 쭈꾸미의 비릿, 짭짤, 쫄김함과 만나서 좋은 술 안주가 된다.

제공되는 마늘도 쭈꾸미 볶음과 같이 익혀서 먹으면 고소하다.

 

쭈꾸미를 적당히 먹으면 밥을 볶아 먹는다.

남은 양념에다 밥이랑 김가루, 참기름 비스무리한 거를 넣어 볶는다.

 

다 볶은 사진이다.

요즘에는 볶음밥에 김치를 썰어 넣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첨가물이 많지 않고 그냥 남은 양념에다 바로 밥을 볶아줘서 좋다.

 

난 오징어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쭈꾸미랑 낙지는 좋아한다.

처음 갔을 때는 유명한 집인 줄 몰랐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줄 서서 먹더라.

 

주위에 다른 쭈꾸미집이 많은데, 솔직히 맛이 그렇게 많이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여기가 제일 맛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그리고 원조라고하고 유명한 집이라고 하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용두동 근처 갔을 때 한번 가 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기다리는 거 싫어하는 사람은 그냥 옆집 가도 무방하다.

참고로 서비스는 옆집이 더 좋다.

 

참고로 여기 호남식당 나정순 할매 쭈꾸미에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정말 할매들인데, 그 중에서 나정순 할매를 찾고 싶다면 가슴을 보면 된다.

브라자 안 찬 할머니가 나정순 할매임.

 

 

 

요약

상호 : 호남식당 나정순 할매 쭈꾸미

위치 : 용두동 사거리

총평 : 술 마시기 썩 괜찮은 집이다. 이상하게 여기서 술 먹으면 빨리 취함.

기타 : 주차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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